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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문화

먹이 스며들어 이루어진 뜻을 말다, '지통'

by 광광작가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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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말아 담아두기 위한 통으로,

말그대로 '종이 지(紙)', '통 통(桶)' 이다.

지통, 국립민속박물관 (2020)

 

크기가 꽤나 커서 언뜻 보기엔 다른 물건을 담는 통이나 항아리처럼 보일 수 있으나,

당시엔 종이를 말아서 보관한 것으로 추측되며 형태도 그에 알맞게 잡힌 듯하다.

 

물론 위의 사진과 같이 나무로 된 것만 있는 것이 아닌 백자 등의 재료와 형태도 다른 것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종이도 나무로 만들어지는 것이라 그런지, 지통도 나무로 제작된 것이 통일성 있어 보인다.

 

지통, 국립민속박물관 (출처 : e뮤지엄 사이트)

 

어두운 바탕에 밝게 장식된 화조도와 대나무, 잉어 등의 그림 등을 보면 고즈넉한 멋이 은은하게 스며든다.

장식된 그림은 당연지사 '사군자'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잉어(약리도)는 등용문(登龍門),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말아진 종이의 윤곽을 따라 제작된 형태는 굴곡의 통일성과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인다.

굵게 말아 보관한다면 족히 10통 정도는 보관이 가능할 듯 싶다.

 

보면서 든 생각이지만, 종이가 말려있으면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려우니 별도로 표시하던 방법 등이 있었을까?

아니면 하나하나 풀어보면서 확인 했을까 싶다. 그 행동이 잔잔하게 상상이 된다.

 

"한지에 스며든 먹이 뜻을 품게되어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되니,

그것을 말아 보관하는 물건 조차 신념과 의지를 담아내고자 했으리라."

 

지통에 담아지는 종이를 위해 얼마나 쓰고 그렸을까.

보관하기 위해 선택된 종이들은 어떤 것들 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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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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